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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행

모처럼 긴 추석 연휴.
부모님과 함께 2박 3일 부산 여행을 가기로 했다.

문제는 바로 ‘KTX 표 예매’.
명절 시즌엔 늘 전쟁이라던데, 처음으로 직접 도전해봤다.
다행히 연휴가 길어서인지, 운 좋게도 예매에 성공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분산된 덕분인 듯했다.)

그 후 GPT의 도움을 받아 여행 일정을 짜고,
부산 출신 지인들에게도 여러 조언을 얻었다.
참고로 ‘트리플 앱’에 일정을 정리해두니 한눈에 보기 좋아서 아주 편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드디어 연휴의 시작, 출발일이 다가왔다.

[첫째날]
국내 최속열차 KTX 청룡을 타고 단 2시간 15 만에 부산역에 도착했다.
작년 5월에 출시된 신형 열차라 그런지, 실내가 정말 깨끗하고 조용했다.


호텔에 짐을 맡기고, 제일 먼저 찾은 점심은 ‘돼지국밥’
부산 하면 역시 돼지국밥 아니겠는가.

수많은 돼지국밥집 중에서도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정짓간을 찾아갔다.

하지만… 웨이팅이 무려 58분!
명절 연휴라 그런지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그래도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매장은 깔끔했고, 국밥은 진하고 담백했다. (고기양도 엄청남)
순대도 부드럽고 맛있었다.
게다가 가격까지 착했다.

점심을 먹고, 약 40분 거리의 태종대로 이동했다.
태종대는 다누비 열차를 타야 편하게 둘러볼 수 있는데,
열차 대기시간이 50분이나 되었다.
연휴의 위력을 실감했다 ㅋㅋ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다는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솔직히 예전처럼 큰 감동은 없었다.
지난 부산 여행 때의 좋은 기억이 커서인지, 이번엔 살짝 아쉬웠다.

영도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가기엔 아쉬워서,

**‘흰여울문화마을’**로 발길을 옮겼다.

큰 기대 없이 찾았는데, 의외로 너무 좋았다.
골목 곳곳이 포토존이었고, 바다를 따라 이어진 길은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마을의 감성과 해풍이 어우러져 마음이 편안해졌다.


저녁엔 자갈치시장을 잠깐 둘러보고,
부전역 꼼장어거리에서 맛있는 꼼장어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둘째날]

이날은 말 그대로 부산 해수욕장 도장깨기였다 ㅋㅋ
이번 여행 중 가장 많이 걷고, 가장 여러 곳을 돌아다녔던 날이었다.

아침 일찍 해운대로 향했다.
부산의 상징 같은 해운대는 언제 와도 늘 설렘이 있다.
아버지가 직접 가져오신 드론으로 영상 촬영도 하셨다.


해운대 구경을 마치고 곧바로 광안리로 이동했다.

점심은 커뮤니티 추천으로 찾은 ‘옥이네 밀면칼국수’.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 한 번 놀라고,
양이 푸짐해서 두 번 놀랐다.
거기에 맛까지 훌륭하니, 완벽한 로컬 맛집이었다.

광안리에선 잠시 비가 내리고 흐린 날씨였지만,
비 냄새 섞인 바닷바람이 오히려 운치 있었다.

버스를 타고 남포동으로 이동했다.
용두산공원에서 부산타워를 올려다보고,국제시장 골목길도 구경했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다대포해수욕장이었다.

다대포는 일몰 명소로 유명해서,
일몰 시간(17:54)에 맞춰 이동했다.

조금 일찍 도착해 해변을 산책했는데,
이곳의 모래는 정말 특별했다.

햇빛을 받으면 금가루처럼 반짝이고,
바람이 불면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가 흩날렸다.


일몰이 가까워지자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구름이 살짝 가려 완벽한 일몰은 아니었지만,오히려 그 덕에 하늘의 색이 더 깊고 아름다웠다.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저녁엔 서면으로 이동했다.
지인에게 추천받은 맛집, **‘야키야’**에서 오꼬노미야키를 먹었다.
아버지가 “여행하면서 먹은 음식중 제일 맛있었다고 하실 정도로 흡족해하셨다.


해운대에서 시작해 다대포로 끝난 하루.
부산의 바다를 마음껏 느낄 수 있었던 완벽한도장깨기였다.

마지막 날은 숙소 근처에서 천천히,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이틀 동안 바쁘게 돌아다녔던 덕분에, 이날은 조금 쉬어가는 느낌이었다.

부산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곳,
바로 다들 한 번쯤은 추천한다는 **‘이재모 피자’**에 갔다.

하지만 역시나 명절 연휴의 위엄
웨이팅 86! ㅠㅠ
여긴 피클 맛집이다 ㅋㅋ

BIFF
거리도 가보고 **’신발원‘** 만두도 사먹고
부산 여행의 맛이 마무리되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마지막 일정까지 마치고,
호텔에서 짐을 찾아 부산역으로 이동했다.

3일이 순식간처럼 흘러갔지만,
하루하루가 꽉 찬 알찬 여행이었다.

무엇보다 부모님이정말 좋았다고 하시니
그 한마디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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